칼럼

황폐한 곳에 영광의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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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9장 15-18절
15. 강한 손으로 주의 백성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오늘과 같이 명성을 얻으신 우리 주 하나님이여 우리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나이다

16. 주여 구하옵나니 주는 주의 공의를 따라 주의 분노를 주의 성 예루살렘, 주의 거룩한 산에서 떠나게 하옵소서 이는 우리의 죄와 우리 조상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예루살렘과 주의 백성이 사면에 있는 자들에게 수치를 당함이니이다

17. 그러하온즉 우리 하나님이여 지금 주의 종의 기도와 간구를 들으시고 주를 위하여 주의 얼굴 빛을 주의 황폐한 성소에 비추시옵소서

18. 나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여 들으시며 눈을 떠서 우리의 황폐한 상황과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성을 보옵소서 우리가 주 앞에 간구하옵는 것은 우리의 공의를 의지하여 하는 것이 아니요 주의 큰 긍휼을 의지하여 함이니이다

기원전 6세기, 바벨론 제국이 메대와 바사 제국에 무너진 직후, 다니엘은 유다의 포로 생활이 70년 만에 끝날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임박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때 그는 고향으로 돌아갈 채비 대신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이는 약속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그 말씀이 반드시 성취될 것을 확신하는 굳건한 믿음의 반응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침내 다시 오신다는 약속이 주어져 있습니다. 복음이 전해지고 교회가 세워지는 역사를 통해 이 약속의 성취가 다가옴을 봅니다. 히브리서 10장 23-25절의 말씀처럼, 참된 소망을 품은 성도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모여 기도합니다.

 

다니엘은 기도를 시작하며 천 년 전 출애굽 역사를 소환합니다. “강한 손으로 주의 백성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시고”라는 고백은 이스라엘의 민족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근원적 구원 사건을 가리킵니다. 과거 거대한 애굽을 무너뜨리셨던 그 강한 손이, 오늘날 철옹성 같던 바벨론 역시 무너뜨리셨음을 다니엘은 생생하게 목격했습니다. 온 세상을 통치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애굽’과 ‘바벨론’ 역시 하나님의 강한 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절망스러운 현실이 즉각 꺾이지 않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허락된 고난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억압이 궁극적으로 무너지는 날은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입니다. 이 마지막 날에 대한 소망이 있을 때, 우리는 현실 앞에서도 요동치 않고 믿음으로 버텨낼 수 있습니다.


온 세상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강한 손 앞에서 우리는 무사할 수 있는지 묻게 됩니다.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한 다니엘의 기도는 곧바로 “우리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나이다”라는 철저한 회개로 이어집니다. 심판을 받아 마땅한 대상은 애굽과 바벨론만이 아니라, 영원한 형벌을 받아 마땅한 패역한 우리 자신입니다. 죄의 본질은 표면적인 악행 이전에 하나님을 향한 근원적인 반역에 있습니다. 로마서 1장 21절이 지적하듯, 하나님을 알면서도 영화롭게 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지독한 자기중심성이 죄의 뿌리입니다. 이 절망적인 딜레마 속에서 다니엘이 영광의 빛을 구하며 의지한 것은 자신들의 공의가 아니었습니다. 티끌만 한 의로움이라도 찾아 구원하려 하신다면 세상 누구에게도 소망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유일한 이유는 우리 안의 자격 때문이 아니라, 오직 ‘주의 크신 긍휼’과 자비하심 때문입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인간의 힘으로 회복 불가능한 황폐한 상태였습니다. 오직 주의 얼굴 빛이 비칠 때만 이 황폐함이 끝날 수 있음을 알기에 다니엘은 간절히 엎드렸고, 하나님은 이사야 60장 1절의 말씀처럼 그곳에 영광의 빛을 비추시며 일어나 빛을 발하라고 응답하셨습니다. 오늘날 회복이 필요한 황폐한 성소는 과연 어디입니까. 마땅히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함에도 전혀 그러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심령이 무너진 성소입니다. 나아가 우리의 가정과 교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역 사회, 그리고 복음이 절실한 선교지가 바로 주의 얼굴 빛이 임해야 할 황폐한 땅입니다. 우리의 어떠함이 아니라 크신 긍휼에 기대어 간구할 때, 그 빛은 절망의 어둠을 뚫고 찬란하게 비칠 것입니다. 이 긍휼에 대한 확신은 이천 년 전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찾아오신 십자가 사건에서 기인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려 화목제물이 되신 십자가 복음만이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온전히 보증합니다.


황폐한 곳을 비추시는 영광의 빛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참 빛이 비치는 모든 황폐한 곳은 필연적으로 그리스도로 충만하게 회복됩니다. 우리의 내면과 가정, 교회가, 나아가 열방의 땅이 그리스도로 충만해지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의 의로움이 아니라 오직 주의 크신 긍휼로 말미암아 부어지는 그 영광의 빛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예배자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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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완공의 감격 속에서 (by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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